흐름대로 풀어쓰는 로익 프레장, 디올과 앤더슨, 후르츠 패밀리, 리아트, 그리고 두쫀쿠.

로익 프레장(Loic Prigent)

자연스럽게 유튜브 보는 사람으로 넘어온 것 같다. 티비 보다는 내가 구독하는 채널 중심으로 시간을 보내는 편을 선호하게 되는 요즘 사람이 되었다. 로익 프레장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패션을 셀렉해주는 채널들도 좋지만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려한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싶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고 싶어서다.

디올과 앤더슨

작년 초, 조나단 앤더슨이 누구인지 나는 몰랐다. 유니클로 매장에 가면 남자 옷층부터 들르는데 거기에서 산 스트라이프 pk 반팔 셔츠가 여름내 자주 손이 가면서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가을쯤에 디올 수석 디자이너로 간다는 소식을 접했다. 내 옷장 어디에도 디올은 없다. 비싸기도 하지만 페미닌한 룩을 선호하지 않아서 특유의 토트백, 허리 잘록한 라인이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로익 프레장 채널에서 디올 맨즈쇼 2026을 봤다. 몽테뉴가 30번지 앞 디올 하우스 앞 보도 블럭에 새겨진 폴 푸아레를 생각하며 기획했다는 앤더슨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1차 세계대전 전, 샤넬이 검소한 룩(?)을 풀기 전 화려했던 폴 푸아레의 스케치, 도안, 색상, 일러스트레이션을 보여준다. 그 이미지가 지금의 디올 헤리티지와 오버랩 되며 쇼와 앤더슨의 인터뷰가 흘러간다.

메신저 백, 조나단 앤더슨 Dior 2026

그렇게 영상을 보다가 진심으로 좋아진 디올 맨 쇼. 살게 아니면 가성비를 고민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캐시미어 메신저 백과 다양한 리본들, 마감 해석을 달리한 라스트를 가진 보트 부츠등의 이미지가 좋아서 스크랩해본다. 유려한 소재감과 화려한 색상과 실크들이 눈을 즐겁게 하더니 쇼가 끝날 쯔음 나일론 점퍼를 올린 이유에 대해 앤더슨과 인터뷰하는 장면도 좋았다. 패션은 인류의 문명과 함께한 오랜 문화활동의 정수란 생각이 든다. 럭셔리 하우스 위주지만 아카이브를 잘 담고 읽는 로익 프레장 채널은 귀하다.

후르츠 패밀리

현실에서 나는 요즘 후르츠 패밀리를 즐긴다. 복각이 아닌 그 당시 진짜 였던 단종된 것들이 좋다. 혹은 좋은게 낡아서 유들해진 질감이 너무나 좋다. 여행하며 빈티지샵들을 디깅한 경험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 무지에 가까웠던 내가 후르츠 패밀리로 거래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도 꽤 있는 것 같다.

22시간만의 퇴근길 인증

어제 출근하며 입은 리바이스 빈티지 201xx. 90년대 발렌시아 공장에서 32로 제작되어 누군가의 손에서 수축을 수없이 겪고 브레이크가 멋지게 낡아 내 손에 온 신치백 진이다. 당직을 서야하는 날, 다른 소재좋은 바지들은 아끼고 싶은 날은 진에 손이 간다. 아웃터는 90년대 이세이미야케 스포츠라인에서 출시되었던 코트다. size 9? 희안한 사이즈 체계에서 생산되었던 더플 코트다. 주문하면서도 사이즈를 예상하기 어려워서 많이 망설였는데 어느 컨텐츠에서 중년 프랑스 여성분이 한 인터뷰를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 ‘빈티지를 사랑한다,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커서 좋고 작아서 좋다.’ 공감이 된다. 사진 속 보부상 가방은 내 개인의 것이다. 2015년 런던에 있을 때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에서 기획했던 알랙산더 맥퀸 전시를 보고 사온 것으로 아직 프린트가 잘 유지되고 있고 캔버스는 바래져서 간혹 아끼는 마음으로 들고 나선다.

리아트 주얼리

세팅을 맡긴 아름다운 가넷

지난 주 휴가일에 오랜만에 반지 세팅을 하러 용산에 위치한 리아트를 찾았다. 벌써 리아트와 함께 주얼리 세팅하는게 네번째 쯤 된다. 갖고 있던 핑크말라야가넷 원석을 맡겼다. 스플릿 옐로 골드 세팅에 이스트웨스트로 놓고 싱글 프롱, 로우 프로파일로 올려달라고 요청드렸다. 내 첫 옐로우 골드 반지다.

나만 생소해? 하니 앤 존스 티

대표님께서 오래된 인연에 반가워하시며 건넨 차 선물을 받아왔다. 오래 우려내면 쓴 티백이 대부분인데 오래둬도 진한 차이티 같은 맛이 난다. 물 부어두고 뭘 하다보면 잊고 쓰디쓴 차를 마실 수 밖에 없는데 이 티백은 오래 우린 맛이 더 좋기도 하다. 나만 생소한 브랜드일까? 하니앤존스.

처음 맛본 두쫀쿠

선물 받은 두쫀쿠

어제 진료에는 마침내 다 자라서 대학을 가게 된 환자가 핫하디 핫한 두쫀쿠를 만들어 왔다. 그것도 바구니 가득 구워서 예쁘게 포장해서 왔다. 가습기 세정제 피해로 폐기능이 너무나 많이 상한 상태로 처음 만나서 10여년 째 다닌 아이로 나도 정이 많이 들었다. 동안이니까 앞으로 10년정도 더 다니면 안되나요? 하는 넉살이 매력있는 내,, 어린이였다가 성인이 된 환자.

서재방에 걸어둔 환자가 선물한 나

이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때 쯤 그림을 그려와서 내게 주었는데 서재방 벽면에 걸려 있다. 대학병원에 오래 있으니 좋은 것들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직원, 동료들과 나누고 나는 두쫀쿠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마지막 하나는 아껴두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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