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밀린 일기
이제 여름을 보내는 노하우가 늘었다. 휴가는 멀리 가지 않는다. 에어컨은 상시 가동하고 운동은 꾸준히 다닌다. 뭔가를 하고 싶거든 새벽에 한다. 밤도 덥다, 샤워하고는 조신하게 있자. 그래서? 올해는 조금 나았던 것 같기도 하다.
현물 vs 현금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금리는 올릴 줄 알았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닌가 보다. 환율은 가파르게 오르지만 손쓰지 않는다. 집값도 꾸역꾸역 오르고 현물의 가치가 현금의 가치를 넘는다. 현물 중에 현물인 금은 한해 동안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오르고 있다. 집 담보대출 상환은 27년 이후로 미루었고 그 전에는 복리 투자를 위한 원금 늘리기에 최선을 다해보자 마음 먹은, 깨달음이 있었는데. 그 전에 lump 지출이 선행했다. 그 배경은…
만족에도 복리가 있는가?
한정판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다. 빈티지 유행과 함께 계속되는 한정판은 그러나, 모두가 가질 수 없다는 욕망을 충족시키고 나도 그런 사람 중 한명이지 별 수 없다. 갖고 싶은 것과 가지고 싶은 것이 일치할 때 그걸 미룰 것인가 빨리 가져서 만족을 복리로 득할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50을 넘기면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고 하는데 그 나이를 앞둬서 그런지 사고의 전환이 찾아왔다. 20대때는 미래를 위해 살았다면 30대는 기회가 앞으로도 많을 것 같았고 40대가 되니 지금부터는 잘 고르면 모든게 오래간다는 생각을 한다. 여행지도, 물건도, 주거지도, 말한마디도 신중해진다. 반대로 소비품은 최대한 아껴 쓰고 때가 되면 버려서 물건을 줄이는 것을 실천하자 마음 먹었다.
LVMH, RMS 주식을 모두 정리했다
우선은 유로화 환율 때문에 익절을 마음 먹기도 했고 전세계적으로 가성비가 중요시되니, 명품 주식들은 내 복리 포트폴리오에서 빼기로 했다. 요즘은 페라리도 F1에서 예전같지가 않고 구찌, 페라가모 등의 브랜드 모두 쇠락하는 걸 보니 결국 영원한건 생필품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팔아서 금을 샀으면 오르기는 했겠지만 60이 넘어서도 입고 들고 싶은 물건들도 좀 사고 싶었다. 물건의 만족에도 복리라는 게 있다는 생각을 요즘 한다. 여러 의미로 주식을 정리한 것들로 재투자는 일부하고 주로는 다니며 쇼핑을 했다.
무라카미 x LV
무라카미 타카시 그림을 실재로 보면 공정?에 엄청 손이 많이 간다 싶고 갖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 쉬워 보이면서 가까이에서 보면 어렵게 그린 작품들에 눈길이 가는데 마음에 들면 적어도 5천만원 가량의 호가를 접하니 구매로 선뜻 이어가기에는 고민이 많다. LV x 무라카미 타카시는 그런 시선에서는 쉬운 컬렉션이다. 그리고 그의 눈 그려진 체리들을 너무나 갖고 싶었다. 협업 20주년 기념으로 대거 출시된 올 해. 다행히 LV이 예전같지 않아서 물건 구하기가 어려우면서도 아주 어렵지는 않았다. 다 예쁘지만 스피디만 모으기로 마음 먹고 두 개를 사서 선반에 두었다. LV 모노그램을 어린 시절 극혐?했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세월이 익어 낡아야 멋진 가방이 몇 없고 남자에게 시계, 여자에게 가방의 의미는 물건을 뛰어 넘을 때가 있다는 걸. 올해는 그런 이유로 일상적일 수 있는 재미있는 LV 가방을 몇 개 장만했다.
오메가 씨마스터
내가 좋아하는 시계 장르. 하루 내내 시계만 보라고 해도 볼 수 있다. 롤오까? 롤렉스 거친 사람들은 롤렉스를 추가 할 수도 있고 다른 시계를 재미로 살 수도 있다고 본다. 니켈 알레르기 있어 롤렉스 스틸 시계만큼은 찰 수 없게 된 내가 오랜만에 구매하게 된 시계는 새로 출시된 31mm 오메가 씨마스터다. 여자 시계는 참.. 안타까울 정도로 뭐가 없는 리그다. 물건 없고 관리 힘드니 이 정도 마음에 드는 시계와 견주어 비교할 모델도 없다. 무던할 디자인, 안정적인 무브먼트, 좋은 사이즈로 완벽한 디테일로 출시되었다. 그래서 콤비로 구매했다. 금값 때문에 구입 가격은 더 오를 거고 국내 오메가 가격이 좋은 편이라는 점도 선택에 한 몫했다. 내거 사러 갔다가 젬스는 본드 60주년 모델을 선택해서 커플로 차고 나왔는데 씨마 300 청판 너무 아름다워서 남자인 것 자체가 부러웠다.
독서
책은 그래도 꾸준히 읽는 편. 일을 열심히 안해서 그렇지. 더위에 사람이 녹아날 무렵 소설을 내내 읽다가 요즘은 논문 같은 책들 즐겨 읽다가 막 피곤해서 다큐멘터리 같은 책들도 읽고 있다. 책은 안읽으면 읽기가 어려워져서 운동처럼 꾸준히 하려고 노력중인데 최근 읽은 책들 중 ‘좋았다. 읽어봐!’ 할만한 게 그닥.. 이다. 뭔가 나랑은 덜 맞는 책들만 꾸역구역. 끝내온 듯한 요즘이다.
발레

여름 내내 비교적 열심히 다녀서 연속해서 다닌지는 8개월차. 연속으로 다닌 적이 없어서 보람되다. 그 덕에 회의는 있는대로 빠지고 일도 늦춰졌지만 인생에 밸런스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은 급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발레 가는 시간이 막 부담되지 않는다. 예전보다는 잘 되는 동작이 많아졌지만, 잘 된다 싶으면 좌절이 다가오는 발레는 평생의 취미라고나 할까. 사는 것도 발레 학원 유명한 곳 바로 옆 아니면 안된다 마음 먹을 정도로 나름 진심인데 사진은 없다. 발레하면서 다들 사진을 어떻게 찍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