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헌, PKM, 바라캇, 공근혜: 7월 삼청동 전시

코로나 19로 인하여 오랫동안 학회 이사회를 온라인으로 해왔다. 드디어 오프라인으로 이사회를 가는 길. 오늘 이사회는 종로 삼청동에 위치한 두가헌에서 있다. 마침 이사회 시간에 맞춰 도착할 기차표가 매진되어 있고 두가헌은 국제갤러리, PKM 갤러리 등이 위치한 삼청동에 있어 오늘은 조금 일찍 올라가 PKM 갤러리를 시작으로 두가헌 쪽으로 1km 정도 길을 전시를 관람하며 걷기로 했다. 기차는 만종역을 15:27분에 출발해서 서울역에 16:37분에 도착했다. 이사회는 오후 6시 30분. 서울역에서 마을버스 11번을 타고 삼청동 주민센터에 내렸다. 제일 먼저 PKM 올라퍼 엘리아슨 전시부터 둘러보았다.

올라퍼 엘리아슨에 대해 배경 지식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본 몇점에서 빛과 색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지하에 전시된 기존 전시들이 담긴 도록 속 작품들에 비해서는 많이 아쉬웠다. 오히려 책에 소개된 작품들이 궁금해서 기회가 되면 많은 작품이 전시된 공간을 찾아보고 싶었다. 이번 PKM 전시에서는 달을 묘사한 듯한 구체형상과 노란 빛으로 채우는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바로 옆 바라캇 컨템퍼러리 갤러리에도 들렀다. 네빈 알라닥의 설치 작품이 거대한 벽면을 채우고 있는데 무더운 날씨에 완전히 기분이 전환되는 느낌이었다. 모짜르트 작품을 형상화했단다. 좋았다. 바라캇 갤러리 옆 청와대 코앞에 위치한 공근혜 갤러리에서는 청와대 일반인 공개를 기념하여 마이클 케냐 사진전 중이었다.

역시 별 배경 조사 없이 관람을 시작했다. 우선은 정사각형 혹은 작은 크기의 직사각형 흑백 사진들로 일관된 스타일로 작업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또한 밝은 빛 보다는 안개와 고요한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조금 더 흑백 사진 작업에 한톤을 입히는데 성공한 듯 보였다. 무엇보다 전시 디스플레이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사진 디스플레이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기술이 몹시 중요한 듯 하다. 유심히 보았다. 갤러리를 나서 따릉이를 대여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도심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 참 좋았다. 이사회 아니면 꽤 긴 거리를 타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우편으로 펼쳐졌다. 삼청동 전시에 뺄수 없는 국제갤러리, 현대갤러리도 관람했는데 크게 인상적인 느낌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두가헌에 도착해 만난 신성희 전. 누아주에 이르는 과정이 짧게 소개된 전시였다. 평면을 입체화하는 아름다움에 빠져 누아주에 이르는 과정은 80년대 초기작에서 시작되고 있었는데 초기작 몇점이 특히 좋았다. 삼청동 전시 관람을 끝으로 두가헌에서 이사회를 했다. 온라인으로 하다가 긴 테이블에 앉아 끝에서 듣고 있노라니 잘 안들리는 부분도 많아서 집중해야만 했다. 그 와중에 먹은 코스 요리는 훌륭했고 제 혼자 튀어 오르는 하우스 와인은 아쉬웠다. 서울 야경이 아름답다 하기엔 너무나도 더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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