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행길에 읽기 시작했던 로마 이야기인데 이제서야 끝을 냈다. 단편 소설 모음집이라 읽는데 시간이 더 걸렸다. 한국인은 대개 사는 곳을 극도로 일치 시켜 두고 살기 마련이라 집에 가구 놓는 위치 마저 거의 비슷하다. 자생하자면 마당 한켠의 잡초마냥 비슷하게 자라나는데 그래서 내적으로는 다르고자 하는 열망이 더 강한지도 모르겠다. 막상 내 자식이 너무 다르면 극도로 긴장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다르다는 이유로 반드시 치르게 되는 인간 세상의 댓가. 이방인으로 산다면, 같고자 하는 열망이 스스로 연민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다른 것은 모습일 뿐, 열망도 상실도 초라함도 비참함도 다르지 않다. 여백이 많으나 천천히 호흡되는 세련된 짧은 문장은 쓸쓸함을 더했다. 남의 나라 말 번역어로 이어지는 소설이지만 절제된 묘사를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새 스윽 감정이 저미는 그런 경험을 연속해서 했다. 특히 P의 파티는, 이토록 가슴을 탁 치게 묘사한 소설을 나는 읽은 적 없었다. 또 꺼내보고 싶은 날이 있을 것 같아서 책장, 내가 가장 아끼는 책들을 놓는 선반에 꽂았다. 독서도 계속 해야 속도가 붙고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올해는 운동하듯이 어떤 책이든 읽어 내는 습관을 강화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