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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모스크바의 신사

한달여 읽었던 모스크바의 신사. 긴 소설인데 끝나자마자 다시 처음부터 읽고 싶었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는 아니고, 끝난게 아쉬웠다. 엔딩이 아쉬웠던 것도 아니다. 아름다운 엔딩으로 끝난 드라마라도 주인공과의 이별이 싫은 흠뻑 빠진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유명인사들이 추천했다고 하는데 여성 독자 입장에서는 읽는 내내 완벽하게 멋진 남자랑, 그 남자가 늙을 때까지 연애하는 기분이다. 그래서 끝나자마자 다시 처음부터 또 읽고 싶었을수도.

코로나 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에 출간된 책인데 소설은 인문학적 소양과 매력있는 성품을 동시에 가진 젠틀맨이 역사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호텔에 남은 여생을 감금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네 역사로 이야기하면 귀족이 유배된거다. 집밖으로 나올 수 없는 감금형과 함께. 우리는 지금 여행을 못가는 잃어버린 2년을 안타까워하고 있으나 소설속 주인공은 남은 평생 제한된 지루한 환경에서 오직 ‘태도’와 ‘관점’ 그리고 ‘이야기’와 ‘관계’로 독자를 팬으로 만드는 삶을 살아간다. 주인공은 결국 가공의 인물이니 이토록 매력적인 주인공을 탄생시킨 작가가 궁금하다. 에이모 토울스 Amor Towles. 보스톤 출신, 한 소설에 4년의 시간을 투자한다고. 대표적인 다른 소설인 ‘우아한 연인’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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