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매리어트에서 2박, 부베트 와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 위스키, 신상 뉴발란스 스니커즈, 해밀턴 툴워치 카키 필드

어느 당직날 새벽이었다. 콜을 받고 이후 잠을 이루지 못했다.무더운 여름, 내내 일만 했다. 방콕보다 무더운 여름, 방콕은 못가도 방콕처럼 놀기 위해 나선 매리어트 호텔이다.

3호선 타고 압구정 CGV 가기도 좋아서 아이맥스관 에얼리언을 예약했다. 일하느라 놓친 퍼펙트 데이즈도 예약했다. 에얼리언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봤다. 퍼펙트 데이즈는 잘 살려고 하지만 시선에 지배 당해 하루에도 수없이 무너지는 평범한 나같은 사람이, 자세로써 완벽한 생을 사는 것을 지켜보도록 연출했다. 나를 돌아보는 경험을 했다. 울림이 있는 영화였다.

부베트 서울의 와인리스트

영화를 보고 나와서 안다즈 호텔 1층에 위치한 부베트 서울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와인리스트 무엇. 와인 페어링이 너무 좋았다. 강남 신세계 지하 식품관에서 결국 루아르 크레망 한병 사 와서 방에서 젬스랑 치즈로 2차를 했다. 메리어트 룸은 크고 공간이 잘 짜여 있어서 2박 하면서 호텔 콕 하기 참 쾌적했다.

호텔밖만 나서면 찐만두가 될 것 같은 날씨였다. 갈수록 가관인 우리나라 여름. 파이브 가이즈 두번 가고 바로 앞 스타벅스 R 두번 가고, 플레이버즈에서 친구들까지 만나서 식사했다. 부영이랑 디저트로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서 위스키도 한잔 하고 스위트파크에서 밀레앙도 사먹고 2박 동안 거의 나가지 않고 방콕처럼 놀기 내내 좋았다.

수영 후 청진옥에서 해장국 한그릇

딱 한번 차를 몰고 조식 먹으러 갔던 곳은 광화문 청진옥이었다. 수영 하고 나니 갑자기 해장국이 먹고 싶어 갔는데 깊은 육수와 푸짐한 내용물까지 참 좋았다. 김구 선생님도 즐겨드셨다는 이 집 해장국을 광복절날 아침부터 먹었다. 완벽하여라.

‘신강’에 머무는 동안 먹고 구경 많이 했더니 위시템 늘었다. JLC의 랑데뷰 36mm 스틸 다이아몬드 모델 그리고 바렐 시그래스. 흐흐. 위시일 뿐이다. 너무 힘들게 돈을 버니 휴가 가는데 더 쓰고 싶어진다.

검정 에어맥스가 3년차로 퇴직하실 때가 되어서 들어가본 뉴발란스 공홈. 아무것도 모른채로 골랐는데 그냥 예쁘다. SNS에 뭐가 핫하니 뭐가 유행하니 하는데 때로는 아무것도 모른 채 내가 예쁜 걸 골라보고 그 이후 남의 후기를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M1906RLB 모델은 검정이지만 흰색이 각각 다른 양으로 섞여서 다양한 검정 색이 있는 것과 앞뒤에 질감 다른 소재가 여럿 쓰여서 묘하게 화려한 디테일이 마음에 들었다. 실물이 참 좋고 편하다. 잘 신을 것 같다.

아직 색상을 못 정해서 못 사고 있는 페라리?

내 차가 페라리면 바쉐론 콘스탄틴 아메리칸 1921과 JLC 랑데뷰를 드레스 워치로 갖고 있으려나. 나는 그런 사람이 지금 아니다. 현재 내 로망은 툴워치다. 영화 탑건을 보면서 저 시계다 했던 건 롤렉스 익스플로러 1016이다.

제니퍼 코렐리가 차고 나왔던 빈티지 익스플로러로 36mm다. 슬쩍 스쳤지만 그 사이즈와 느낌이 참 좋았다. 익스플로러 36mm의 lug-to-lug는 43.5mm이다. 가늘고 긴 팔에 빈티지 실버 포르쉐까지 ㅠㅠ 영화속 그 모습이 너무 쿨해보이는 거다.

알레르기가 문제다. 30대 내내 롤렉스 오이스터를 오래 차고 다니고 매일 차고 다녔더니 땀 등과 섞여서 그랬을까 결국 롤렉스가 사용하는 904L 스틸이 25% 함유하고 있다는 니켈에 알레르기가 생긴지 수년 째다. 니켈 알레르기 영역에서 세계적 석학이 이탈리아에 계셔서 그 분 논문 읽으며 desensitization 해보고는 있는데 아직 니켈을 약 15-20% 함유했다는 화이트 골드 악세서리에도 번번히 문제가 생긴다.

내 오이스터는 31mm 핑크로 예뻤다. 엄마에게 선물로 드렸다. 이 후 롤렉스는 영원히 안녕. 롤렉스 뿐만 아니라 모든 메탈 브레이슬릿에 제약이 생겼다. 나는 316L를 포함, 모든 쇠달린 물건들이 몸에 닿는게 심리적으로 부담된다. 알레르기가 생기면 또 처분해야 하니까. 가질 수 없는 게 더 갖고 싶은 법이다. 36mm 익스플로러가 티타늄으로 나오면 그 때나 살 수 있으려나 했다. 티타늄 워치를 참 많이 찾았다. 대부분의 경우 오토매틱 무브먼트까지 탑재하면 40mm 이상인데 내 손목은 14cm. lug-to-lug 포함 45mm 내외까지 조건을 걸면 마땅하지 않았다.

해밀턴 카키 필드 38mm 오토매틱 티타늄, 가볍다.

학회 가는 길에 들른 판교 현백에서 젬스 기다리다가 보게 된 해밀턴이다. 정말 우연히 구경했다. 그런데 티타늄 툴워치가 38mm로 있었다!!!! lug-to-lug이 6mm로 짧아서 총 46mm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다이얼 색도 은은해서 마음에 들었다. 대부분 남자 시계라 검정 아니면 남색인데 이럴 수가!!! 거의 고민 없이 브레이슬릿 까지 티타늄으로 같이 결제하고 줄 조절해서 사왔다.

쇼츠에 재미로 올려봤다. 이런 것도 좀 찍어볼까.

카키 필드 모델인데 이후 알고 보니 스토리도 깊고 재미있는 시계다. 우연히 지나가다 사온 건데 참 신기하다. 내가 아는 한 티타늄 오토매틱 선택지로 lug-to-lug 포함 45mm 내외 툴워치는 오메가 시마스터 아쿠아테라 굿플래닛 38.5mm 티타늄이 있었지만 단종되었고 현재는 없다. 중고 가격이 5000$ 내외인데 국내에는 잘 없다. 그러니 나는 유일한 선택지를 그야말로 우연히 사온 거다.

세이코 SSQW074 모델은 도쿄에서 샀었다

그 동안 세이코 Lukia에서 나온 티타늄 쿼츠 시계를 그래도 만족스럽게 1년 동안 데일리 워치로 잘 차고 다녔다. 솔라 충전되는 세이코 쿼츠 기술력도 진짜 훌륭하다. 그리고 엄청 가볍고. 하지만 당분간 그 녀석은 드레스 워치 자리로 보낼 것 같다. 시계 추가로 전체적으로 바뀐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