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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라이딩 (feat. 브롬톤, 맛집, 의암호)

어느날 젬스가 혼자 브롬톤을 타고 춘천 라이딩 다녀온 후 너~~~무 좋다.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어느날 이후에도 35도를 넘나드는 한여름만 지속되었다는 거다.

샐러드도 훌륭한 식사가 될 수 있다, 누벨 퀴진

처음 같이 춘천 라이딩 간 날 한시경 늦은 점심을 춘천 누벨퀴진에서 먹고 두시가 지나서 라이딩을 시작했는데 어마어마한 햇살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탔다. 비타민 D가 먹어서 생기는 건지 광합성으로 생기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광합성으로 생기는 거면 내 몸에 부족할 리는 없다.

두드러기 때문에 벗고 탔어요;;

춘천 라이딩을 대표하는 의암호를 한바퀴 크게 도는 코스는 약 30km 자전거길이 환상적으로 이어진다. 자전거 라이더라면 아마도 의암호를 돌면서 춘천의 행정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비가 완벽하게 잘 되어 있었고 마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행정을 한 듯 그늘도 풍성하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심심하지 않게 풍경의 변환이 잦았다. 한참 더운 날이라 웨이크 보드, 카누 등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풍경도 여름 낭만을 더했다.

송악산 케이블카, 의암호

문제는 체력이었는데 원래 땀을 흘리면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콜린성 두드러기 환자이기도 하고 너무 오랜만에 라이딩을 하니 햄스트링 근육은 마시멜로우처럼 퍼져 있었는데다가 한달여만에 앉은 스왈로우 안장은 또 왜 이리 불편한지.

웨이팅은 필수, 드래곤 웍스

어찌어찌해서 한바퀴 돌고 로컬이 추천해준 차이니즈 펍인 드래곤 웍스에서 웨이팅을 할 때쯤엔 멘탈이 호로록 나간 상태였다. 누들, 튀김요리, 멘보샤 이렇게 세개를 시켜서 배부를 때 까지 먹고 일어났다.

첫 의암호 라이딩

그렇게 첫 춘천 의암호 브롬톤 라이딩이 끝났고 2주가 지나자 그림 같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바람이 시원하고 햇살은 따뜻하여 딱 라이딩 하기 좋은 날씨가 된 거다. 이번엔 같이 브롬톤을 타는 동료 교수님과 셋이서 주말인데 출근 시간에 맞춰 일어나 함께 춘천으로 향했다. 지난번과 달리 엉덩이 쿠션까지 속바지로 장착해서 나섰는데 2주만의 라이딩이라 확실히 몸이 편했다. 슝슝슝~

이제 정말 라이딩의 계절이다!

다시 돌아 본 의암호는 여전히 좋았다. 그사이 풀빛의 채도가 살짝 낮아졌다. 징그러운 여름이 지나갈 때면 마치 입시가 끝난 듯한 섭섭함이 든다. 이제 빠르게 겨울로 향하겠구나…

추억도 노력을 해야 생기는 것 같다

지난번 춘천 라이딩 때는 급수 하자 죽겠다. 이런 심정으로 카페에서 쉬었는데 이번에는 다 돌때까지 쉬엄쉬엄 돌만했다. 삼악산 케이블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라이딩을 시작했는데 거의 한바퀴 다 돌아야 보이는 KT 상상마당에 위치한 댄싱 카페인에 도착해서야 음료를 마실 만큼 체력적 여유도 있었다.

상상마당에 위치한 카페 댄싱 카페인

라이딩을 마치고 차에 자전거 세개를 모두 접어 넣고는 함께 근처에 위치하는 골목 손두부집으로 향했다. 시원하게 먹은 여름 콩국수와 칼칼하고 보들보들했던 두부조림이 참으로 맛있었다.

춘천에서 디저트는 카페 위위

동료 교수님께 소개 시켜 드리고 싶어 들른 카페 위위는 여전했다. 까놀레 먹으러 갔다가 치즈 케이크 맛과 질감에 두번 놀랐다. 다음에는 오전 외래만 있는 날 일찍 퇴근해서 선셋을 보러 의암호에 한번 다녀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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