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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톤을 샀다 (난리법석 구매기)

얼마전 차기 학회 부총무로 임명되었다. 한달에 한번 서울에 평일에 회의를 가야한다. 서울은 자전거 타기에 좋다. 서울은 차가 많이 막힌다. 브롬톤은 기차에 실을 수 있다. 우리집에서 서울역까지는 기차로 50분이다. 브롬톤이 필요하다. 사고의 전개는 그렇게 흘러갔다. 브롬톤이 꼭 필요한 것 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좋다고 말하고 있다

젬스는 오랜기간 브롬톤을 탔기 때문에 모든걸 알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건 색상이라고 했다. 음, 그런데 재고가 없으면 어떻게 해? 기다리란다. 다음달부터 서울에 가야하고 나는 브롬톤이 있으면 좋겠다고 계속 생각했다. 서울 가서 따릉이 탈까? 했더니 젬스는 브롬톤이 낫지… 그런데 가장 중요한건 색상이라고 했다.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the Brompton Model Codes – Brompton  Junction Melbourne

바는 M과 S가 있는데 생긴거는 S가 심플해서 마음에 드는데 구부리고 타야하는 건 또 맘에 안든다. M이 아이코닉 하다고 젬스가 그런다. 그러면서 자기는 S가 좋다고 한다. 몇번 고민했다가 M으로 나는 사고 젬스는 S를 사자고 했다. 이쯤해서 젬스도 서울을 같이 가느냐? 그렇진 않다. 그런데 젬스거라고 S를 하나 더 사면 나는 M 타고 S 타고 둘다 타볼 수 있다. 같이 타고 그래 좋겠다. 이렇게 사고가 전개된다. 이미 이런 생각이 이성적이지 않으니 가격은 안고민하고 있는거다. 평생 못타고 죽을 것 같아 서운한 할리 데빗슨보다 싸다며…

젬스는 브롬톤은 2단이라 한다. 나도 가벼운걸 타고 싶었다. 내 엔진이 젬스랑 다른건 잘 안다. 어차피 나는 6단도 언덕 나오면 끌어야한다. 3단 6단에 비해 2단은 1kg이나 가볍다고 한다. 아,,, 나도 2단!! 그랬다. 흠.. 그런데 M2L이고 M2E이고 재고가 없으미? 없으미… 없다. 런던에 있는 동생에게 연락했다. 브롬톤이 영국거긴 하지. 그런데 영국에 브롬톤 지금 없어. 있으면 구해줄게. 난 다음달부터 서울에 브롬톤 데리고 가고 싶은데 있으면 구해준단다. 마음에 안든다.

Brompton M3L black lacquer, Bicycles & PMDs, Bicycles, Others on Carousell
2021 black lacquer brompton

일찍도 깨어나 한참을 서핑한 끝에 젬스에게 물었다. M3L 블랙롸커? 괜찮겠어? 재고 찾았어! 로우롸커만 두대 몰았던 젬스다. 로우롸커는 2021년에 단종되었다. 원래 젬스는 롸커 매니아다. 2단이 좋다던 젬스가 내게 그랬다. 너는 3단이 나을거라고. 원래 시작은 3단이라고. 사라는 거지? 내가 반짝였다. 2단이 가볍지만 2단은 지금 없으니 앞으로도 없을 것만 같다. 결재를 했다.

2021 M3L 블랙롸커 구매처는 스타일런던

상대는 영국에 계시고 나는 한국민이라 반나절 기다려 오후가 지나 비록 배송에 3주가 걸리긴 할것 같지만 재고는 있다 확인받았다. 오예~

근데 사실 나는 오렌지색이 사고 싶었다. 잠깐 블랙을 살까? 블랙 에디션을 살까? 혼자 상상의 나래를 연속해서 펼쳤지만 계속 햇살같은 오렌지색이 갖고 싶었다. 사실 영국 브롬톤 홈페이지에 M3L 오렌지 재고가 떴고 동생이 보내줄 수도 있을 것 같아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갑자기 안좋아진 파운드 환율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구매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블랙롸커가 내것이 되고 그렇게 꿈꾸던 오렌지는 보냈다. 그리고 갑자기 네이버 쇼핑에 입점된 S2L 오렌지?!! 2단이어야 하는 젬스야. 오렌지색 어때? 했다. 2단 2021년형은 아예 없는데 (앞으로도 없을거야) 있어!!!! 근데 오렌지야!!!!! 롸커 매니아, 색깔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던 젬스야 오렌지 어때? 하고 물었는데… 뜻밖에 오렌지 좋지!….. 라고 해준다. 구레? 우리 오렌지 사자!! 그렇게 오렌지도 결제했다. 오렌지는 젬스꺼, 블랙롸커는 내꺼.

2021 S2L 시그널 오렌지 구매처는 첼시리빙

미얀한데 젬스야,,, 다가올 생일은 카드로 대신할께. 그리고 내거 타도 되니까 나도 그 오렌지 가끔 타게 해줄거지?

젬스가 있어 든든하다. 잘 기스나는 부분부터 알아서 잘 챙겨줄거라고 생각한다. 가고 싶은 곳이 정말! 많은데 아마도… 내 블랙롸커는 장마때 도착할 것 같다. 오렌지는 수요일에 런던에서 비행기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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