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드닝과 학회에 바빴던 4월

봄, 가드닝과 학회에 바빴던 4월

봄은 봄, 4월 사월이 되자 느티나무에 새 잎이 올라왔다. 비가 온 다름 날 갑자기 모든 가지마다 올라오는 새 잎들에 여러번 맞이 했던 봄이지만 아름다움이 생소한 수준이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봄이라 살랑이는 연두 잎들이 참 아름다웠다. 정원에 찾아온 4월 내가 심어놓은 것이 많은 정원이니 겨우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가 다시 올라오는 새싹에 반가움이 무한정이다. 여기엔 쟤가 있었고…

강남 매리어트에서 2박, 부베트 와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 위스키, 신상 뉴발란스 스니커즈, 해밀턴 툴워치 카키 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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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매리어트에서 2박, 부베트 와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 위스키, 신상 뉴발란스 스니커즈, 해밀턴 툴워치 카키 필드

어느 당직날 새벽이었다. 콜을 받고 이후 잠을 이루지 못했다.무더운 여름, 내내 일만 했다. 방콕보다 무더운 여름, 방콕은 못가도 방콕처럼 놀기 위해 나선 매리어트 호텔이다. 3호선 타고 압구정 CGV 가기도 좋아서 아이맥스관 에얼리언을 예약했다. 일하느라 놓친 퍼펙트 데이즈도 예약했다. 에얼리언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봤다. 퍼펙트 데이즈는 잘 살려고 하지만 시선에 지배 당해 하루에도…

학회, 가드닝, 작업실, 계단오르기, 병원 일상, 논문, 소비본능, 여행 (feat. 휴대폰 사진 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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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가드닝, 작업실, 계단오르기, 병원 일상, 논문, 소비본능, 여행 (feat. 휴대폰 사진 털기)

이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한해의 절반이 흘렀다. 이 시국에도 올해는 대면학회를 힘겹게 지속했다. 학회에서 만나는 동료들은 저마다 학회에서야 내가 교수였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좋다며 서로 위로하곤 했다. 춘계학회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시작했다. 국제학회였고 워커힐에서 했다. 강의도 했고, 스승의 날쯔음이라 제자도 만났다. 고맙게 건네받은 제자의 편지와 선물을 두르고는 워커힐 호텔방에서 인증샷을 보내보며 서울의 봄날씨를 만끽했다. 어느덧 만삭인 승원이가…

7월을 맞이하며

7월을 맞이하며

일년 중 절반이 흘렀다. 어느덧 일년의 반이 흘러갔다. 반년간 완성한 것들을 생각해본다. 우선 본업. 중증 식품알레르기 영유아 환자 심리 특성 분석한 논문 한 개를 SCI에 제출했고 발간을 앞두고 있다. 또한 식품 알레르기 라벨에서 교차 오염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개선하는 것이 좋을지 분석한 논문 한 개는 revision 하여 역시 SCI급에 8월 중 최종 심사 예정에 있다….

원주 기업도시에서 원주천까지 강 따라 15km 브롬톤 라이딩

원주 기업도시에서 원주천까지 강 따라 15km 브롬톤 라이딩

브롬톤 라이딩이 하고 싶은데 주말 당직이 많아지면서 그것도 계획이 필요했다. 어제는 계획된 라이딩의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채비를 했다. 사이클 쇼츠를 입고 그 위에 라파 반바지를 입었다. 몇달 전 신사동 라파에 들러 새로 산 장갑도 꼈다. 오클리 수트로 끼고, 사우전드 헬맷도 쓰고. 장비는 없는게 없는 것 같은데 정말 오랜만에 하는 라이딩이다. 원주 기업도시 집에서 나와…

MBC PD 수첩

MBC PD 수첩

이미 늦었다. 돌이킬 수 없는데 현실 부정하고 무기한 휴업이라도 하면 달라질거라 생각했던 의대 교수들도 있었고 지금도 투쟁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후배, 동료들이 아직도 많다. 그런데 소아청소년과를, 그것도 중환자를, 그것도 지방에서, 그것도 임상 과장으로 온갖 파도 다 넘겨가며 운영하는 내 입장에서, 내 판단으로는 완전히 끝났다. 전공의가 갑자기 다 사라진다는 건, 인수 인계의 흐름이 끊긴다는 것이다….

소니 미니 컴포넌트로 듣는 라디오와 CD

소니 미니 컴포넌트로 듣는 라디오와 CD

I. 옛날 이야기 90년대 후반 우리는 라디오를 들으며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을 했다. 2000년대 초반에 소리바다, 토렌트 등을 뒤지며 음원을 다운로드 받고, 그걸 CD에 구워서 듣다가, USB에 옮겨서 듣다가 도토리를 사서 수집한 내 리스트를 재생하면서 블루투스 지원되는 오디오를 찾기 시작했다. 그때 실버 애플 팟은 트렌드의 상징이었다. 그 후 음원 구독 사이트가 열렸고, 블루투스는…

대림 미술관 미스치프 MSCHF

대림 미술관 미스치프 MSCHF

대림 미술관은 popularity를 추구하는 큐레이팅을 한다. MSCHF는 ‘고상한 척 하는 것들을 소름 끼치게 싫어하는‘을 주제로 창조 혹은 예술 활동으로 최근 유명해졌다. 둘은 잘 어울린다. 다시 봄이 되었고 주말이 되자 설레인다. 자전거도 탈 겸 봄을 여는 관람으로 대림 미술관의 ‘지나치게 유명한’ 미스치프 MSCHF 관람을 하기로 했다. 표를 예매하고 전시 설명을 듣기 위해 대림 미술관 어플을 다운로드…

왜 시간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싶을까

왜 시간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싶을까

이번 달 내가 답을 구하고자 하는 화두는 ’왜 시간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싶을까.‘이다. 물리적으로 일주일 노동 시간이 50시간을 초과하고, 엄청난 양의 컨텐츠가 범람하여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다수의 생각이 되는 것이 쉬운 시대이다. 내가 굳이 시간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도서관을 찾았다. 주말 아침에 ‘정제된’ 글을 찾아 꽤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빈티지 화병 선물과 메종 파이프그라운드 저녁

빈티지 화병 선물과 메종 파이프그라운드 저녁

동생네 집들이 선물 동생네가 이사를 했다. 한국으로 불시착 하듯이 왔던 2년전이랑 달리 이번에는 직장도, 조카의 초등학교 입학도 고려하여 터(?)를 잡았다. 다음주가 구정이기도 하여 주말에 집들이 겸 가족끼리 식사를 하러 다녀왔다. 유디트 사장님의 ‘쇠네스‘ 빈티지 샵을 알게되고 아름다운 빈티지들을 거의 매달 방문하여 모으고 있다. 지난달 바우하우스의 soul과 같다는 동독 물건들이 입고되었고 그 때 구매한 동독 화병을…

생일 주간

생일 주간

친구가 별장에 소고기를 사 들고 왔다. 우리는 생물 새우를 한박스 사 갔다. 생일이 곧이라 가또쇼콜라에 고소하고 진득한 크림이 올라간 작고 예쁜 케잌도 사왔다. 이젠 벌레도 없고 밤 기운도 서늘하다. 솔로스토브가 오늘도 장작을 하염없이 먹어 치운다. 제법 따뜻하다. 파타고니아 후리스 자켓을 입었다. 벌써 이 옷차림이 딱 좋은 밤이다. 달이 조명 처럼 밝았다. 장작이 조금 줄었을 때…

가을은 빠르다

가을은 빠르다

가을은 빠르다. 좋아서도 빨리 가고 끝을 향해 가기 때문에도 빠르게 느껴진다. 생일이 10월이라 가을이 되면 건강검진을 챙기고 있는데 올해는 뜻밖에 직장에서 작은 종양이 발견되어서 2주간 bowel prep을 세번에 걸쳐 하고 EUS로 종양을 제거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 덕에 몸무게가 순식간에 50kg 미만까지 떨어졌고 피곤한 나날이 이어졌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면 모든 게 불행 중 다행이긴 하다. 그렇게 수척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