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미술관 미스치프 MSCHF

대림 미술관은 popularity를 추구하는 큐레이팅을 한다. MSCHF는 ‘고상한 척 하는 것들을 소름 끼치게 싫어하는‘을 주제로 창조 혹은 예술 활동으로 최근 유명해졌다. 둘은 잘 어울린다. 다시 봄이 되었고 주말이 되자 설레인다. 자전거도 탈 겸 봄을 여는 관람으로 대림 미술관의 ‘지나치게 유명한’ 미스치프 MSCHF 관람을 하기로 했다. 표를 예매하고 전시 설명을 듣기 위해 대림 미술관 어플을 다운로드 했다.

요즘 내가 ‘왜 그리나‘를 화두로 삼아 읽고 있는 ’불온한 것들의 미학‘의 첫 세션은 위작에 관한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 AI란 이름으로 세상을 ‘지어내는 것’이 단 몇초만에 가능하다. MSCHF는 본인이 판단하기에 ‘미적으로 가성비 나쁜’ 작품을 투자 목적으로 주고 받으며 콜렉션 하는 시대를 ’값어치 없는 위작의 예술성‘으로 풍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불온한 것들의 미학에는 예술의 가치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글귀가 많은데 그 중 와닿은 것, ‘해석될 자격이 있여야 예술이다 by 단토’이다. 이번 전시에서 본 미스치프 MSCHF가 제작한 데미안 허스트의 추상화는 ’해석될 자격‘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내가 본 이 작품의 작품성은 아마도 ‘콜렉터와 사치 갤러리에 대한 공격적 시선‘이었다.

전시에 대해 사전 정보가 없었던 탓일까. 전체적으로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라 꽤 좋았다. 다른 어떤 전시보다 작품에 화려한 서명이 많은 MSCHF 전시다. 패러디에 무슨 서명이 이렇게 많나 싶고 이런 패러디 아무나 할 것 같아 보기에 따라 저렴하고 쉽고 한편 짜증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해석’과 ‘선택’과 ‘최초의 시도’에 관한 가치가 곧 현대 예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나는, 스스로 이토록 창조적이지 못하다. MSCHF의 시도가 최초라는 측면에 전적으로 통쾌하게 공감한다. 전시, 재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