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1, 안녕.

BMW 320D xdrive 14년형, F31바디이다. 떠나보내는 마음이 섭섭하다. 2014년 어수선한 상황에서 급하게 데려왔던 차인데 역대급으로 속 안썩이고 편하게 탔었다. 강원도 원주로 갑자기 출근을 하게된 16년부터 킬로수가 많이 올라가서 주행거리 12만을 넘긴 6년차 F바디 투어링.

출시 때는 클린 디젤이라며 친환경차로 분류해서는 인천공항 50% 주차 할인도 받던 차였는데 디젤 게이트를 겪으며 판세가 바뀌었다. 화재 이슈로 리콜 통지를 받을 때도 투어링 엑스드라이브 모델만 리콜 대상에서 빠져서는 혼자 조용히 리터당 17킬로에 달하는 연비를 편하게 누렸다. 하지만 결국 기억에 사건이 잊혀질 무렵 두 건의 리콜을 받았다.

이 차는 고속주행이 팔자였다. 14-16년은 경부고속도로, 16-20년은 중앙고속, 영동고속, 제2영동고속을 아주 누비며 다녔다. 통영 여행도 이 녀석이 했으니 차로 태어나서 나름 전국을 유랑하며 다녔다.

거주지를 옮기면서 이런 저런 큰 물건도 많이 실었다. 적재량은 동급대비 정말 놀라울 수준이었다.

천천히 개인 거래를 하고 정리를 할까도 했는데 아파트 주차장에 세대를 주차하고 있으니 영 마음이 불편했다. 또 정리를 해야 E46을 정비하는 비용을 쓰는 것도 마음 편히 하겠다 싶었다. 올해 마지막 날을 이틀 앞두고 그렇게 헤이딜러를 통해 정리를 했다. 두시간을 점검하고 가시더라. 매의 눈으로. 나도 몰랐던 내 차의 문제까지 다 이야기하면서… 금전적으로만 놓고 보면 개인 거래였으면 이러진 않았겠다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젠 그냥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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