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고성] 브롬톤과 강아지와 1박 2일

숙박은 에어비앤비로

대체 공휴일이 주어진 주말에 우리 강아지와 함께 숙박할 수 있는 속초 숙소를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다. 강아지와 함께 머물 수 있는 곳을 찾다보면 별 선택 사항이 없고 그래서 큰 기대는 안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머물기 좋았다. 특히 속초해수욕장에 위치해서 근처에서 식사는 물론 인근에서 술 한잔 하기도 좋았다.

속초~고성 여행은 아야진 해수욕장에서 시작

속초를 몇번 갔지만 늘 양양과 강릉을 끼워 갔다. 이번에는 고성에서 부터 내려오는 경로를 택했다. 아침일찍 달려 도착한 고성에 위치한 아야진 해변이다. 아야진 해변은 동해에서 보기 드물게 긴 해안선과 깨끗한 주변 경관이 빼어나게 아름다웠다. 특히 썰물 때는 바위의 모습이 드러나 편안하게 즐기기 좋은 수심과 잔잔한 파도가 고요하고 편안했다. 해안가를 따라 동해안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가져간 브롬톤을 펴서 아야진 항구까지 쭈욱 달렸다. 멀리 종주까지 해낼 체력은 못되지만 이렇게 짧게나마 동해안을 자전거로 달려보고 싶단 버킷 리스트를 실행한 날이다. 우리 작은 강아지는 함께 떠난다는 생각에 신이 나 나섰는데 막상은 긴 탑승에 피로한 눈치다;; 게다가 물을 싫어한다. 혼자 두기 안스러워 데려왔지만 우리 식의 1박 2일 여정은 녀석에겐 힘든 게 맞는 듯.

아담한 어촌 마을에 정감 있는 항구의 풍경은 잠시 쉬어가게 한다. 제냐를 데리고 방파제라도 한번 다녀올까 했는데 시작점을 찾기 힘들었던 아야진 항구 방파제. 해안선 따라 내려가며 청간해수욕장~천진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뷰와 공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이 있어 선택지가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천진 해수욕장에 위치한 커피고인데 강아지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맨 앞줄에 앉아 마시는 커피가 참 달더라. 주변에 비해 일찍 문을 여는 편이라 좋다. 아침 바다 보고 싶을 때 또 오자 싶었다.

속초에서 먹고 쉬어가며

벌써 여러차례 가는 속초이다 보니 카페는 물론 새로운 먹거리는 없나 꽤 많이 뒤졌었다. 아바이 마을 단천식당을 이번에는 시간을 들여서라도 시도해보기로 하고 일찌감치 줄을 섰다. 회냉면과 순대국밥을 먹었는데 다음에도 줄 서서 기다릴지언정 여기서 한끼는 먹어야겠다 싶었다. 또 시도하고 싶었던 것은 오징어 난전이다. 동명항, 정확히는 설악금강대교로 228번지에 위치한 오징어 난전은 새벽에 들어온 오징어 배가 있어야 먹을 수 있는 곳인데 여행 첫날은 난전이 서질 않았고 둘째날 난전이 섰다. 아침 햇살 맞으며 오징어 통찜과 라면으로 간단하게 아침 클리어했다. 반짝이는 물결에 비치는 햇살에 고소한 오징어 통찜 먹고 있노라니 화이트 와인 한병 갖고 갈걸 싶었던 곳으로 한두곳 정도는 와인을 팔아줘도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는 술도 조금 곁들여보았는데 그 계기가 된 뮤직펍 노웨어이다. 이미 인스타그램으로 찜했던 이유는 대표님의 추천곡 리스트가 혜자스러웠기 때문이다. 속초시 교동에 위치해있다. 한때 초대 받아서 mnet에도 출연했던 우리 제냐도 그래봐야 ‘동물’이므로 출입은 허가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얘를 노상에 두고 들어가서는 추천해주시는 vinyl도 듣고 내가 고른 카세트 테이프를 직접 재생하며 헤드폰으로 듣는 레트로한 경험도 했다. 매킨토시님이 해주시는 귀청소도 즐겁고 대표님의 취향을 엿보는 눈도 즐겁고살짝 술에 젖은 기분으로 내 기억을 소환해 다른 공간에 입히는 느낌이 찰떡인 음악과 함께 몽환적으로 그려지는 공간이다. 술과 음악이 좋다면 강추. sunset 까지는 10프로 할인이 된다.

여행자라면 술은 깨워야 하니까 바로 옆에 위치한 속초 교동의 루루흐 카페도 추천한다. 루루흐는 강아지와 함께 할 수 있고 다양한 비건 디저트와 커피를 세련된 플랜테리어와 창 사이 떨어지는 빛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고요한 공간이다. 모여 있는 책에서 느껴지는 공간주의 취향.

우리집에 있는 것과 꽤 많이 겹치는 서재에 반가워서 커스텀 추천 도서를 발견한 기분에 찍어 왔다.

바다가 아쉬워 실내에만 있을 수는 없었기에 속초 중앙시장에 위치한 마카오박에서 에그타르트 하나 테이크아웃해서 모닝 커피에 곁들이기도 했고 이미 어둠이 점령한 밤바다지만 등대 해수욕장에 위차한 바 무니는 파도 소리와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어 진한 포트 와인 한잔 곁들이기에 좋았다.

속초중앙시장에서 킹크랩 한마리 클리어한 후 디저트 와인 한잔에 신나는 음악을 듣노라니 여행의 흥이 뿜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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