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늘 한두개 집에 뒀던 것 같은데 본격적으로 뭔가를 키우기 시작한건 약 5년쯤 되었다. 스파티필럼과 꽃기린, 야자나무를 키우면서 식물 물주는 법과 분갈이, 토분의 매력에 빠졌고 스파티필럼과 꽃기린은 번식도 많이 시켰다.
조금 난이도 있는 식물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제대로 이사온지 2년차. 여기는 경기도보다는 또 더 추워서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날들이 있고 올해는 특히 추웠다. 5년을 키워오던 꽃기린은 올해 냉해로 죽었고 천리향도 옮겨 심은 포트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죽었다. 휘카스 움베라타는 응애로 여름에 아름답게 피워낸 잎을 2년째 겨울마다 강제 제거 중에 있다. 식물은 쉬운 듯 어렵다. 특히 아파트와 강원도는 식물을 키우는데 제약이 있는 편이다.
올해 겨울 그렇게 빈 화분이 몇개 생겼다. 이제 내가 식물을 고르는 첫번째 기준은 냉해에 얼마나 강한가이고 두번째 기준은 꽃이 피는가이다. 입춘이 지나 따뜻해진 주말에 관설동 단골 화훼원에 들렀다. 빈 화분 두개를 들고.
어차피 세월 지나면 감당이 안될 정도로 큰다는 것을 이제 잘 알기에 최대한 작은 녀석들을 골랐다. 천리향 하나와 함께 고른 긴기아난과 디네마. 작년에 데려와서 이제 곧 꽃을 보이려 하는 경홍석곡과 함께 우리집 난 3대장이 되겠다.
김기아난은 호주난인데 최저 생육온도가 섭씨 7도 가량. 큰 추위때만 주의하면 베란다 월동이 가능할 것 같다. 바트에 심었다. 흡사 자스민 향이다. 10시경에서 12시경에만 향이 난다. 꽃 잘 피우는 법 1) 세력 키우기, 꽃이 끝난 봄에 비료 2) 가을 햇빛이 좋아야, 물도 살짝 말려 가면서 3) 겨울철 저온 처리 섭씨 5-10도씨
디네마는 용감하게 석부작했다. 갖고 있던 기왓장에 바트 좀 올리고 실로 묶었다. 바닐라 향이 은은하다. 최저 섭씨 5도에서 월동 가능하다. 엄청 무질서하게 자라는 스타일인 듯. 다이소 가는 길에 수태 좀 구해와야겠다 싶다.
경홍석곡은 작년에 석부작해서 이제 안정권으로 자리잡은 듯 하다. 토실토실 꽃망울이 보인다. 이렇게 우리집에 난 3대장이 자리잡았다. 무심한 듯 키워야 잘 자라겠지. 잘 자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