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왜? 작업실은 공사 중

90년대 지어진 구옥, 조적 건물 리모델링을 시작한지 6주 정도 경과했다. 건물을 매입할 때 용도가 주택이었으나 이를 근린시설로 변경하는데 꽤 많은 비용을 들였다. 건축사 통해 도면도를 그려 시에 제출했고 정화조를 매입했으며 장애인 시설을 보완했다. 근린 시설 변경 허가를 받고 임대사업자 신청을 했고 은행에 대출 신청을 했고 나라 감정원을 통해 감정을 거쳐 대출금을 받았다. 건물 화재 보험을 가입했고 잔금을 치르고 취득세를 지불하고 등기변경을 완료했다. 이후 공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철거, 하체 철근 보강, 바닥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목공 배선 작업을 마쳤다. 어마어마하게 노후된 수도 교체도 마쳤고 옥상 방수 공사도 새로이 했다. 샷시는 최대의 비용을 들여 필로브 Filobe사의 것으로 결정해서 발주를 넣었다. 예산이 허락하는 정도에서 공사는 일차적으로 마무리 될 것이고 내년에 봐서 외관 정비를 이차적으로 해야할 것 같다. 전쟁에 인플레이션이 겹쳐 공사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했다. 이 부동산 침체기에 거꾸로 가는 투자인 듯 보이나 내가 최초에 의사가 된 동기 중 가장 큰 동기가 그림을 경쟁 없이 자유롭게 그리고 싶은 전문직을 원했기 때문이니 내가 가장 경제적으로 활발한 시기에 작업실을 짓는 것은 가성비나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눈이 내릴 때쯤 작업실에서 하나씩 시작하게 될거다. 문득 그림을 그리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 그리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그리는가 보다 ‘왜’ 그리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 요즘이다. 내 그림은 함께 살아가는 기회를 가진 지금의 감정들을 곁에 두고픈 마음을, 색으로 형태로 혹은 형태가 없는 것으로 구현하는 것이길 바란다. 그림을 통해 현재의 감정들을 시간을 관통해서 느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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