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백련사 가을 풍경

종교는 기독교인데 교회 못간지는 일년이 넘어가는 듯 하다. 마지막 오크밸리 교회에서 예배 드리던 날 눈이 쌓여 있었다. 개방되어 있고 적은 사람이 조용히 오가는 사찰에서 요즘은 위로 받는 것 같다. 추석 때쯤 방문했던 강진의 백련사 가을 풍경을 담아 왔다. 통영에서 남해안 도로를 따라 도착한 강진은 정약용 선생을 둘러싼 이야기와 겨울이면 가득 피는 동백이 가장 유명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 위치한 곳이 바로 백련사이다.

백련사의 베롱나무

베롱나무. 언젠가 정원에 심고 싶은 우리나라 나무이다. 아름다운 수형과 백일이나 이어지는 꽃이 예쁘다. 이곳 백련사에는 수령이 200여년 이상이라 추정되는, 정확히는 그 세월을 알수 조차 없는 큰 베롱나무가 동백꽃이 피기전 늦여름과 가을 사이에 가득 꽃을 피운다.

백련사의 대웅전, 조선 후기

원주의 절들이 전쟁으로 거의 소실되고 탑 몇개만이 남아 고증된 것들을 휙휙 두르고 옹색하게 당시를 묘사하는 반면, 백련사의 대웅전에는 우아한 옛 그대로의 단청 모습이 남아 눈길을 사로잡는다. 만경루에 앉아 베롱나무 넘어 저멀리 강진만이 반짝반짝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아름다움이라 할만한 프레임을 조망할 수 있다.

만경다설

백련사 입구에는 녹차를 마실 수 있는 만경다설이 위치한다. 외관 등이 전체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수준의 다원이 아닌 점은 아쉬웠지만 주변의 야생 녹차를 구매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어른들께 선물 드리기 위해 발효 녹차를 두통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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