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가득했지만 남산 앞으로 펼쳐지는 은행빛이 찬란했고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고궁의 단풍은 고왔다.
단풍 다음은 낙엽이니 지금 내 나이가 궁에서 사진 찍으면 썩 잘 어울리면서도 덜 슬퍼보이는 때가 아닐까.
창덕궁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겠지만 매 해 나는 조금은 달라지는 모습이겠구나. 그래도 지금이 제일 좋구나. 천천히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쳤다.
날은 따뜻했고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고궁의 가을빛은 예전 같지 않은 세상을 위로하는 듯 유난히도 화려했다.
일년 중 손꼽을 만큼 서울이 아름다운 날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