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가성비 좋은 이탈리아 와인- Planeta Sicillia Rose, Etna Rosso

국내에서 현재 이탈리아 시칠리아 와이너리를 대표하고 있는 건 아마도 Planeta일 것 같다. 2011년 첫 시칠리아 여행 때 알게된 와이너리 Planeta 플라네타는 1985년에 작황을 시작한 신입이지만 단기간에 꽤 유명해졌다. 시칠리아 마트에 가면 많이도 보였던 Nero d’avola 품종과 와이너리 이름 Planeta. 시칠리아를 두번째 방문했을 때도 Agrigento 아그리젠또에서 저녁 식사 때 함께 마신 와인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여행도 와인도 좋았던 시칠리아. 이후로 나는 여주 와인앤모어에서 Planeta 와인이 있으면 하나씩 시도하고 있다. 레드 와인 중에는 Etna Rosso가 좋았다.

시칠리아에서만 재배되고 네로다볼라에 이어 가장 많이 재배되는 네렐로 마스칼레즈 Nerello Mascalese 품종과 네렐로 카푸쵸 Nerello Cappuccio 품종을 8:2 정도로 블랜딩하여 양조한다. 나에게는 이런 지방색 자체가 매력으로 다가온다. 탄닌감과 바디감이 적절하게 강하고 이탈리아 와인 특유의 화려함이 있다. 깔끔하게 세련되고 적당히 잘 생긴 사람 같은 느낌으로 많은 손님 초대해서 몇병을 마실 때도 적절했다. earthy하면서도 fruity한 느낌은 내가 가장 선호하는 균형이다. 가격도 와인앤모어에서 간혹 좋게 나올 때가 있다. 세번 정도 사 마쳤던 것 같다. 피자부터 고기까지 두루두루 잘 어울린다.

Planeta Sicilla Rose는 어느날 여주 와인앤모어에 갔다가 행사를 크게 하기도 했고 로제도 마시고 싶어 가져왔다. 50% Nero d’avola 네로다볼라와 50% 쉬라가 섞였다. 산미가 특별할 정도로 강한데 복숭아-자두-라임이 차례로 등장하는 게 매력이 있다.

화려하고 즐겁고 젊은 느낌으로 여름에 더울 수록 시원하게 마시고 싶은 그런 와인이다. 분명 강한 산미이고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아 처음엔 두어잔 마시고 냉장고에 넣었다. 그런데 마실 때 마다 더 좋은 느낌이 되어갔다. 저렴해보이는 라벨과 포장을 갖고 있었고 이만원도 안주고 가져왔던 것 같은데 여러 이탈리안 요리와 잘 어울렸다. 마지막 잔을 비울 때는 기회가 되면 또 사와야지 싶었다. 겉보다는 속이 알찬 녀석이다.

2019년은 이탈리아 와인의 작황이 특히 좋았기 때문에 좋은 기회에 19 빈티지로 사와서 쟁겨놓고 마시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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