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기전 xtrawine에서 이탈리아 와인들을 직구로 쟁겨뒀었다. 시음해보면 약간 내 취향이 아닌 와인도 더럿 있지만 이미 가성비 와인으로 추천했던 만드라로사 와인을 비롯하여 수입이 안되니까 나만 이 와인 마셔봤을 것 같고 인기도 낮아 조용하고 그런데 너무 괜찮고 이런 와인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이번에 시음한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Amarone della Valpolicella 와인은 주문때부터 느낌이 좋아 두병을 주문했었다. 베네토 지역, 베로나 북쪽쯤 위치한 발폴리첼라 Valpolicella 지역에서 재배되는 품종은 코르비나Corvina, 코르비논느Corvinone, 론디넬라Rondinella가 있다. 발폴리첼라는 기법적으로 아파시오멘토 appassimento라는 수확후 3개월여에 걸쳐 자연건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지역 고~~~급 아마로네 와인과 구별하기 위해 ‘그냥 압착해서 만든 와인’이란 뜻으로 통상 쓰이기도 한다. 베로나, 베네토, 베니스에 여행중이라면 아파시오멘토 여부와 이후 가공법, 숙성법에 따라 구분한 아마로네 와인을 등급별로 표기하는 발폴리첼라 클라시코/슈페리오/슈페리오 리파소 Superiore Ripasso/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Amarone della Valpolicella 그리고 최상등급 레치오토 델라 발폴리첼라 Recioto dell Valpolicella 레이블을 찾아 듬뿍 쟁겨놓고 시음하고 돌아와야 한다는 이야기.
내가 고른 Riondo 와인메이커의 DOCG 와인인 이 와인은 자고로 아마로네라면 그래야 하듯 블렌딩 와인이다. 코르비나 Corvina, 론디넬라 Rondinella, 몰리나라 Molinara 품종을 잘 혼합했다. 체리맛이 듬뿍하고 루비색을 자랑하는데 시지 않고 바디감도 있는 게 첫인상부터 신기했다. 거기에 달콤한 초컬릿, 황설탕, 커피맛이 섞이고(그런데 또 단맛은 아님) 시나몬향과 흙의 향이 함께 올라온다. 질감은 부드럽다. 다소 따뜻한? 15도 내외에서 서빙하기 좋아서 반신욕 하면서 먹기도 좋고 뒤가 길지는 않으니 데이트용은 아니라 쳐도 매운 음식, 신 음식, 짠 음식 두루 잘 어울린다. 데일리와인으로 생각하고 2만 5천원 정도 병당 가격을 지불하고 두병을 샀는데 약간 어이없는 득템의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비비노에서도 아마로네 와인 중 베스트 벨류라 칭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사실 아마론네 델라 발폴리첼라 라고 쓰여진 국내 수입 와인들 가격이 대체로 센 편이고 DOCG에서 오는 기쁜 믿음이 있으므로 기회될때 여섯병쯤 사서 주변에 선물할까 싶다.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