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2월의 독서: 두도시 이야기, 기술주 투자 절대 원칙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고전 문학을 읽기에 너무 정신 세계가 어렸던 터라 이제서야 읽는다. 이북으로 다운로드 받아 읽기 시작한 두번째 책이 두 도시 이야기인데 생각보다 너무나 장편이라 이북으로 읽기에 좀 피곤했다. 시국이 이럴 때 어쩌다가 이 책을 읽게 되어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자유, 평등, 박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던 그 때 프랑스에는 옳다는 이유를 앞세워 뒤틀린 욕망을 채우며 옳지 않은 일을 하는 자들이 늘어났다. 어떤 일을 하든 다수라면 비난을 피했고 끔찍하게 억압당했다는 사연이 있다면 지지받았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질 수록 사람을 존중하는 사람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유니콘처럼 드물다.

이 소설은 억압받은 분노가 통제 되지 않는 무기가 되어 온몸을 지배하는 자들이 새로운 주인공이 된 시대를 정말 냉.소.적으로 묘사한다. 옳지 않은 일을 했기에 참수당해 마땅한 자들을 낄낄거리며 참수하는 잔혹한 주인공 교체시기를 빠짐없이 그렸다. 길어서 시간을 많이 들여 읽어야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군상들을 화려한 문장력으로 꼼꼼하게 그려내는 명작 소설이다. 소설은 인간이 밑천을 다 드러내서 그야말로 참혹한 시대 인물상들속 주인공을 그려낸다. 사람 앞에 목적이 앞서는 오만한 복수는 흉측하였고 목적보다 사람을 향하는 사랑은 숭고하게(몹시 대조적으로) 빛났다. 상황으로 모든 걸 합리화 해도 안되지만 사람은 누구나 끝까지 다 옳을 수도 그를 수도 없다는 걸 서로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몇번을 생각해도 처음부터 글러먹은 사람이 있는 한편, 어떻게 저러나 싶은 ‘넘사의’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진실로 충만한 인생은 무엇인지와 휴머니즘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 명작이었다. 이토록 황당한 시국을 정면으로 통과해야 하는 내 상황에 고전이란 나를 돌아보게 한다. 타인을 평가하기에 앞서 내가 나를 잘 봐야 한다. 늘 그렇다.
기술주 투자 절대 원칙, 마크 마하니
미국 주식 붐이 일기 조금 전, 테슬라가 지금처럼 핫해지기 전, 2019년 후반부터 뜻하지 않게 미국주식에 입문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 6년차이고 최근에 조금 팔아서 리밸런싱 했는데 리밸런싱 이후에 후회가 되는 부분도 있고 욕심이 드는 부분도 있어서 이북으로 읽게 된 책이다. 번역에 문제가 많다고 리뷰 글을 보았기에 이북으로 빠르게 훑었다. 오래 기술주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진작 알았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많았다. 이것 저것 현실적인 조언이지만 철학적인 부분도 있었으니 인내할 것 그리고, 겸손할 것. 나는 이 부분이 더 와닿았다. 아무리 투자 수익을 내고 있어도 남들에게 얘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겸손해야 하고 -40%까지 내려갈때도 Revenue가 성장세라면 6개월 이상 버텨보는 맷집도 필요하다. 언론이 시끄럽게 기술주에서 밸류데이션을 얘기할 때는 PER을 얘기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도 기억할 만하다.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 중 고객가치제안을 하는 기업과 훌륭한 경영진 요인은 아마도 변동하는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기술주들 특성일 것이다. 테슬라를 오래 갖고 있다가 익절을 했고 그 이후 많이 오르기도 했지만 큰 후회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훌륭한 경영진 요인이다. 일론 머스크가 여러 측면에서 훌륭한 경영인이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훌륭한 사람은 아니다. 요즘은 오히려 바이두를 MSN money watchlist에 저장하고 관찰 중에 있다.

기술주는 아니지만 에르메스도 오래 갖고 있다가 최근 익절했는데 후회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잘했다 싶기도 한 이유는 *다단계 판매와 윤리 경영 등 사회에 도움이 되는 주식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당시 유로 환율이 폭등하고 국내 정치 이슈가 있어서 요즘 같을 때 정리하자 했던 부분도 있었다. 대출도 갚을까 싶고 사고 싶은 것도 있고 이 정도면 익절하자 싶어 연말 전에 정리했다. 그 이후 30%여 상승하는 걸 보고 주식은 신중하게 사고 가능하면 팔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늘 느끼는 것, 때로는 바보가 될 지언정 사고 팔지 않아야 부자가 되는 것 같다. 명품주는 기술주와 달리 제품 혁신과 고객 가치 제안이란 부분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이익이 나는 구조라 나이가 들면서 안전한 수익을 택하게 되면 밸류데이션을 보고 다시 살 것 같기도 하다. 아무것도 안하고 가죽으로 가방만 만들어도 이익이 엄청나다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군중 심리는 이상한 것도 해내게 한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 확실한 느낌을 받은 부분은 CAGR, 5년 매출 성장률이 기술주에서 특히 중요하다는 것과 계속 사고 팔게 아니라면 이탈한 우량주 선택은 과감해지라는 것이었다. Watchlist에 저장된 관심 종목들을 이 책을 읽고 리뷰해봤다. EPS 성장률과 PER을 비교해보고 내가 좋아하는 기업인지를 생각해보면서 Revenue 좋은 기업인지 확인했다. 내 미주 포트폴리오는 기술주가 거의 70%를 차지한다. 큰 수익률은 큰 손해로 올 수 있기 때문에 적은 예산을, 적은 수익률이라도 우량주인 경우는 큰 예산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계속 길게 가져가 볼 계획이다. 흥미로운 책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