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조지오웰 1984

고등학교 시절, 흔히 명작으로 분류된 책들을 읽어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던 책이 태반이었다. 그때는 셜록 홈즈가 제일 재미있었지. 내 사고라는 게 수년전의 내가 내가 아닌 사람으로 느껴질 정도로 매년 이리로 저리로 다녀가는 모습이라 지금도 다 컸다(?) 말하기 쑥스럽지만, 조지오웰 1984는 확실히 최근에 읽었을 때 다가오는 바가 완전히 달랐다. 이래서 고전이구나 싶다. 소설은 공산주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듯 하지만 많은 면에서 현대의 자본주의 국가도 자유롭지 못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선동 정치, 우매한 대중, 반복 학습, 배신 혹은 감화, 인구 확장을 위한 결혼, 공포로 변질되는 신념, 예외 없는 사랑의 본질, 반대되는 다수를 허락하지 않는 정치 등.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씁쓸한 리얼리티를 담고 있다. 너무 씁쓸해서 소설인 게 그나마 고전으로 분류를 허락했지, 이 메세지들이 서평이었으면 아마 그 시대뿐만 아니라 지금에도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허락되지 않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이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시대를 관통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시스템이 결국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수많은 가치를 ‘문화’라는 단어로 우아하게 포장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개인의 자유와 행복은 그 너머에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던지고 있다. 본성이, 내 자유로운 선택이 쉽사리 제한받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힘겹게 확장되고 있단 생각이 드는 시점이 다가올 때, 주변의 음성이 개념을 상징화하고 내 사고를 그렇게 모델링한다 느껴질 때, 그런 나이가 되어 한 번 더 읽어보면 좋은 명작 중에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