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9월 6박 7일; 홋카이도, 삿포로, 오타루, 노보리베츠, 도야호수

추석 연휴에 홋카이도에 휴가를 다녀왔다. 티케팅때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우리나라 추석이 너무 더웠던 터에 뜻하지 않게 피서가 된 휴가였다.

여정

홋카이도는 처음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욕심 내기 보다는 휴가에 적절한 수준으로 이동거리를 짧게 잡았다. 삿포로 2박-오타루 1박-노보리베츠 1박-도야 1박-삿포로 1박. 이렇게 6박 7일을 계획했다.

호텔

스스키노역 주변을 걷던 첫 날, 니카상 앞에서 인증

늘 아고다로 예약하는 편이다. 스스키노 그랑벨에서 2박을 했는데 큰 방이라고 예약했는데도 둘이서 2박하기엔 좁아서 불편했다. 대욕탕도 필요성이 크게 있나 싶었고. 그래도 창문 열고 환기 할 수 있는 건 좋았다.

오도리 공원 근처, 삿포로 TV 타워 앞에서

마지막에 1박을 한 라젠트 스테이 삿포로는 침대가 크고 공간도 넓어서 좋았는데 창문이 없어서 취향따라 롱스테이 하기엔 별로일 수도 있겠다. 짧게 1-2박 하기에는 위치 등 여러모로 라젠트 스테이가 나을 것 같다.

자동차 렌트

Avis에서 했다. Budget/Avis 취급은 같은 위치에서 한다. APA 호텔 TKP 삿포로 에키-기타구치 엑설렌트와 연결된 곳에 위치한다. 차를 빌리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걸려서 그건 좀 별로였으나 꼼꼼한 일 처리라고 해두자.

3일간 발이 되어 준 미니밴. 이것 저것 싣기엔 좋다.

미츠비시 박스 미니밴 2박에 25만원 정도였다. 하이브리드카여서 2박 돌아다니는 주유비는 무시해도 될 정도이나 90마력이라 달리는 건 시원치 않은 수준이다.

쇼핑

삿포로가 쇼핑이 별로라고 누군하는 얘기하는데 나는 동선이 짧아서 더 좋은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매장이 작다 싶어도 사람이 많지 않아서 쾌적한 것도 좋았다.

웨어하우스, 아나토미카, 빔즈, 휴먼메이드, 캐피탈 등 구경 하며 찜했던 것들은 몇 개 샀다.

크리스탈 모어 안경원에서

길 걷다 우연히 들어간 크리스탈 모어 안경원에서 옐로우즈플러스 티타늄+아세테이트 안경테도 하나 장만 했다. 숙소 앞이라 돈카츠나 먹자 하고 저녁에 들어간 도큐 백화점에서는 아식스와 뉴발란스 하나씩 득템 하고 비비안웨스트우드 양말도 몇개 사고 유니클로에서는 내수용 원단으로 제작된 속옷들도 좀 샀다. 백화점 자체는 오래되었지만 관광객도 없고 편한 면이 있었다. 빈티지 가게 들도 빼놓으면 섭하다. 걸으면서 이곳 저곳 구경하고 Jam, babe ruth 등에서 두어개 사기도 했다.

관광&기억에 남는 맛집

오타루

조명이 켜져야 진짜 매력이 보이기 시작해서 저녁이 더 좋긴 하다. 오전 일찍 가기보다 늦지 않게 가서 1박 하는 것도 그래서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뻔하다 싶은 관광 명소 위주로 다니면 된다. 오르골 당, 르타오, 롯카테이, 마사스시 등. 은근 괜찮은 올드 카페들이 많다.

삿포로

머메이드 카페 커피와 홋카이도 대학 산책, TV 타워의 할아버지 캐릭터 등이 기억에 남는다.

시내 곳곳에 위치한 유명 파르페와 아이스크림 도장 깨기도 즐거웠다. 아사이 맥주 본사에서 마신 생맥주 한잔과 호텔 옆에 위치해서 방문했던 Osteria Da Boo의 까르보나라도 기억에 남는다.

노보리베츠

온천 물이 확실히 좋다. 료칸을 예약해서 홋카이도 현지 재료로 슴슴하게 요리한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도 컸다.

도야호수

온천수도 좋지만 뷰가 좋다. 노노카제 호텔에서 숙박하며 씻고 뷔페 먹으며 보낸 하루. 료칸과의 차이도 느껴볼 수 있었다.

항상 공항에서는 여행을 짧게 기억대로 요약해보는 편이다. 삿포로에서 귀국 하는 비행기에서 작성한 글 마지막에는 자유로움, 모험, 재미, 저축,여행을 경쟁적 성취, 안정, 소비, 사치품, 탕진에 각각 우선해서 살아가자고 쓰여 있다. 여행은 매몰된 일상에 나다운 시선을 회복시켜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여행을 다녀와서 두어번 감기에 걸렸고 정신 없이 밀린 일을 하다가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서 글을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