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인터뷰

약업신문 opinion에 실릴 인터뷰를 했다.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내용이다. 아래 내용 전문.

“먹는 것을 조절하면 아토피피부염이 호전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먹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중등증 이상의 소아 환자 일부분일 뿐이다. 꾸준한 치료와 환경 관리, 생활 습관 교정 등이 더 중요하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민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발달로 치료 환경이 좋아졌다며, 환자들이 지금 보다 더 좋아질 것을 믿고 꾸준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다면 남이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지내며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가려움’이다. 아토피피부염은 특히 생후 6개월에서 1세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가려움으로 인해 수면 장애가 발생하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더 나아가 피부질환의 특성상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만큼, 환자의 사회생활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우울증을 야기하기도 하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에, 아토피피부염은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증아토피연합회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환자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했음 하는 치료 부분을 ‘가려움 완화’(29.9%) 꼽을 정도로 가려움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약업닷컴은 최근 이정민 교수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아토피피부염 전반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특히 소아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아토피피부염은 주로 어느 연령대에서 발생하는지?
대개 생후 6개월에서 1세 사이에 많이 진단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약 90%가량이 6세 미만 학령 전 연령에서 진단된다.

소아기 아토피피부염이 없었는데 새로이 진단되는 성인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많게는 약 10% 내외로 알려져 있다.

Q. 아토피피부염과 건선의 차이는 무엇인가?
둘 다 만성 피부염인 것을 동일하나 소아에서 아토피피부염이 흔하고 건선은 청소년과 성인에서 조금 더 흔하다. 주로 침범하는 부위가 다르고 병변의 모양에도 육안적 차이가 있다. 아토피 피부염에서 건선보다 가렵고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많이 동반되는 특성이 있다.

Q. 아토피피부염이 발병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아토피피부염의 가장 큰 기전은 피부 장벽 이상이다. 피부 장벽 이상으로 인해 건조하고 세균 등이 잘 침투하여 2차 감염이 잘 된다. 건조하고 2차 감염된 피부는 가려움을 유발하며 긁음으로 인하여 환자들의 피부 장벽은 더 악화되는 악순환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피부 장벽 이상의 원인으로 활발히 연구된 것들 중 두가지를 크게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유전적 요인이다. 대표적으로 FLG 유전자 등이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가 유전되면 피부 장벽이 제 기능을 잘 하지 못해 수분 손실이 많고, 2차 감염이 흔한 전형적인 아토피피부염 특성을 나타낸다.

둘째, 환경적 요인이다. 최근 증가한 미세먼지, 자동차 배기가스, 오존 등이 모두 호흡기 장벽뿐만 아니라 피부 장벽 이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 세제 잔류물 등이 피부 장벽에 직접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환자들의 면역학적 특성도 다르게 관찰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피부와 장내 선천면역 이상이 발견되었고 다수 환자에서는 체내 면역 체계의 불균형도 관찰되고 있다. 이들은 2형 보조 T 세포 반응이 과다하여 진드기, 곰팡이 등 우리 주변의 알레르겐에 더 잘 감작된다. 감작된 환자들은 알레르겐에 노출 시 알레르기 반응이 여러 장기에서 나타나게 된다. 피할 수 없는 알레르겐에 어린 나이에 감작된다면 지속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종합하면, 아토피 피부염 원인은 여전히 활발히 연구 중에 있으나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와 대기질 악화에 따라 꽃가루의 분포와 항원성 모두 변화가 생기면서 아토피 피부염뿐만 아니라 동반 알레르기 질환 관리의 어려움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Q.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소아 환자들이 흔하게 호소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심리적, 사회적 문제들이 많이 언급되고 있으며 국가별, 연령별로 그 특성이 조금씩 다르게 보고된다.

심리 사회적 문제가 학령기와 청소년 이후 연령에서 더 흔히 나타난다. 반면 영유아는 수면을 잘 취하지 못하거나 우유 혹은 계란 등 필수 영양에 관여하는 식품 알레르기를 동반함으로 인하여 성장 발달의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Q. 소아 환자들의 관리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땀 관리, 수면 관리가 중요하다. 요리할 때 환기하는 것을 포함, 실내 공기 관리도 중요하다. 간접 흡연과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잘 씻고 잘 바르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므로 씻고 바르는 행위에 처음부터 즐겁게 익숙해지도록 접근하는 것이 좋다.

Q.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치료의 중증도에 따라 보습 치료에 바르는 약물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바르는 약물 치료의 종류와 방법은 연령과 중증도에 따라 달리한다.

수년전부터 생물학적 제재가 개발되고 있다. 피부 장벽 이상 혹은 체내 2형 보조 T 세포 반응 과다로 인하여 발생하는 염증 물질을 염증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약제들이 염증을 완화하는 치료제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있다.

Q. 사람들이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나 편견은 무엇인지?
먹는 것을 조절하면 피부염이 호전된다고 많이들 생각한다. 하지만 먹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소아 아토피 피부염 환자, 그 중에서도 중등증 이상 환자에서 일부다. 실재로는 먹는 것보다는 피부 관리나 환경 관리, 생활 습관 교정 등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Q.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을 위한 신약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데 소아 환자에서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깝다. 그리고 수년 후 사용 허가가 나도 신약들은 개발비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가격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 중증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 대상으로 이른 시기에 이런 약제로 보다 적극적 치료를 하는 것이 장기 예후와 동반 질환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보고들이 잇따르고 있다. 신약을 사용함으로 예후를 좋게 한다면 장기적으로 사회 경제적 효과가 달리 평가될 수 있다. 좋은 연구 결과들이 누적되어 많은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좋은 약제로 쉽게 치료받았으면 좋겠다.

Q.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토피피부염이 아무리 심해도, 아무리 오래가도, 남들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지낼 수 있는 치료법들이 있다. 다만 그 도달에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꾸준히 치료함으로 인해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음을 믿고 꾸준하게 관리함으로써 모든 것이 보다 익숙해지고 편안해질 수 있다.

전문의를 만나서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고, 긴 호흡으로 꾸준히 치료받으셨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환자들이 언젠가 반드시 지금 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으면서 인생의 즐거운 것들을 만끽하며 완주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 보호자들 모두 우리 모두 힘내서 함께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